“북한만 동의하면 된다”와 “북한의 입장을 두고 보자”의 차이

범인선 0 2020.10.12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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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혁 주한미국대사 국정감사서
종전선언에 대한 미국 입장 발언에
의원들 스무고개하듯 재확인 혼란
민감한 사안에 정교하지 않은 전언 논란
이수혁 주미대사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주미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주미대사관 국정감사는 코로나19 방역 조처의 일환으로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이수혁 주미대사가 12일 종전선언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입장은 “북한만 동의하면 된다는 것”이라고 단언해, 한 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장이 그 진위를 놓고 술렁였다.

이 대사는 이날 오전 9시부터 화상으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미한국대사관 국정감사에서 “미국의 고위 관료와 접촉한 결과”라며 “미국은 북한만 동의한다면 (종전선언 체결에) 아무런 이견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진전된 조치 없이 추진되는 종전선언에 대해서 미국 정부가 공감하는 것이냐’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이 대사는 “맞다. (미국은) 그런 입장”이라면서 “요체는 북한이 비핵화로 가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의 질문은 앞서 이 대사가 밝힌 미국의 입장을 재차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종전선언을 둘러싼 이 대사의 발언이 눈길을 끈 것은 ‘종전선언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을 묻는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답하면서부터다. 이 대사는 “북한이 호응해오면 미국도 종전선언에 참여하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 대사는 이어 “종전선언은 목표가 아닌 평화프로세스의 일환으로 보기 때문에 법률적 효과를 가져오는 게 아니”라며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식의 협정이라는 거는 정부의 입장과 부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대사는 최근 미 하원의원들이 한반도 종전선언 지지 결의안을 추진하는 배경을 묻는 김홍걸 의원(무소속)의 질문에도 “작년에 채택된 수권법안에서 종전선언 지지를 채택했다”며 “(서울에서) 미국은 (종전선언에) 반대한다고 생각하는데 분명히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전선언이 되면 금방 핵을 포기하게 된다는 게 아니잖냐”며 “평화프로세스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중략) 미국은 공감을 하고 있고 북한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표명한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하려는 이태규 의원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 의원은 “이건 비핵화 관련해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다시 확인을 요구했으나 이 대사의 답은 한결 같았다. 그는 “(종전선언이) 비핵화로 가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에 비핵화 프로세스의 문을 여는 정치적 합의로 남북한과 미국 또는 중국이 하자는 것”이라며 “그것을 어떻게 거부하겠냐. 유엔사가 해체되는 것도 아니고 종국적으로 평화협정을 만들어 항구적 평화를 이루자는 정치적 선언이다. 그걸 북한에 설득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사는 ‘문재인 정부가 3년 동안 종전선언을 외치고 있는데 아직 되지 않는 이유’를 묻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에게도 “북한의 입장 결정”을 꼽았고, 외교부 후배이자 차관 출신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의 “미국이 비핵화의 진전이 담보되지 않는 종전선언 지지하나” 취지로 여러 차례 한 질문에 달리 답하지 않았다.

결국 종전선언을 둘러싼 미국 정부의 입장은 이태규 의원의 두번째 질의에서 정확히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 대사가 앞서 언급한 미국 고위관료가 누구인지, 정확한 발언의 내용은 무엇인지 물었고, 이 대사는 “미국의 입장은 ‘북한의 입장이 어떤가 두고 보자’”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그러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다”며 외교적 행간을 읽을 필요성을 시사한 뒤 “(미국이 종전선언에) 반대하면 반대한다고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전선언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묻는 ‘스무고개’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사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종전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한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9월23일)에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미 국무부가 24일(현지시각) ‘종전선언 실현 가능성’을 묻는 언론의 질의에 “미국과 한국은 북한과 관련된 우리의 노력에서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했을뿐, 직접 명확한 입장을 밝힌 바는 없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방미길에 오르며 ‘종전선언에 대해 얘기를 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이 본부장이 협의에서 각각 “창의적 아이디어”를 논의했다거나 “좋은 토대가 만들어졌다”고 한 점에 미뤄, 양국이 대북 접근법에 일정한 공감대를 형성했을 것으로 추측됐다. 이후 미 국무부는 1일(현지시각) <미국의소리>(VOA)방송에 종전선언과 관련해 “우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의 모든 약속에 대한 균형 잡힌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유연한 접근을 할 의향이 있다”고 다소 긍정적인 대답을 내놨다. 다만 “북한은 기회의 창이 열려있는 지금 관여에 나서야 하며 역내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도발을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전선언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입장은 지난 7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발언(외교부 국정감사)에서 그나마 가장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강 장관은 한-미가 종전선언을 싸고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의 폭을 계속 넓혀가고 있는 상황이고 많이 공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사가 미국의 입장이라며 명쾌한 답을 내놓으니 의문이 쏠린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이날 이 대사의 발언이 여러모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단 두차례의 정상회담을 거치고도 북-미 관계가 교착에 빠진 형국에 미국은 한국 정부가 다시 꺼내 든 종전선언 카드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북한이라는 상대가 패를 드러내지 않았으며 미국은 대선 정국의 한복판이라는 점도 작용한다. 비핵화 협상에도 진전이 없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에 대한 입장을 에둘러 밝히는 이유일 것이다.

외교적 수사가 요구하는 정교함이라는 측면에서도 볼 필요가 있다. “북한의 입장을 두고 보자”는 것과 “북한만 동의하면 된다”는 말은 외교적 수사가 아니어도 격차가 크다. 한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의정부에서 광화문 정도의 차이”가 있다. 주재국 대사가 상대국 입장을 전하는 데 용인되기 힘든 간극이다.

이날 국감은 워싱턴DC 시간으로 새벽 1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끝났다. 따라서 이 대사가 빚은 혼선에 대한 주미대사관 쪽 입장은 당장 확인되지 않는다. 외교부 관계자는 “대사님의 발언을 해석할 입장에 있지 않다”고 했다.

김지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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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예천군민상' 수상자(왼쪽부터)영농부문 김홍년·사회봉사부문 권중천·효행부문 이은희 씨(예천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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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대구경북=김성권 기자]경북 예천군은 12올해 군민상 수상자로 김홍년(61·감천면 진평리) 씨와 권중천(75·용문면 덕신리) , 이은희 (56·효자면 백석리) 3명을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영농 부문에 선정된 김홍년 씨는 한국농업경영인 예천군연합회장 재임시절부터 농업인들의 소득향상과 권익향상에 기여한 공이 크다. 현재 한국 인삼협회 이사로 활동하면서 예천 인삼의 우수성 홍보에 앞장섰을 뿐만 아니라 관내 인삼작목반 통합, 무인방제시스템을 최초 도입하는 등 예천군 농업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사회봉사부문을 수상한 권중천 씨는 용문면 출신 출향기업인으로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열정으로 예천의 우수 농특산물을 해외시장으로 수출하는데 기여했다.

2014년부터 지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여행경비 일체를 후원해 미국 선진문화체험을 제공했다.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피해주민들을 돕기 위해 성금 2억 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효행 부문 이은희 씨는 100세 시아버지와 85세 시어머니를 36년간 지극정성으로 모시면서 21녀의 자녀들까지 훌륭하게 양육하였을 뿐만 아니라 평소 지역 어른들을 위해 봉사하며 지역사회에서 칭찬과 존경을 받고 있다.

'2020 예천군민상' 시상식은 오는 16'22회 예천군민의 날' 기념식에서 수상하게 된다.

[email protected]

(본 기사는 헤럴드경제로부터 제공받은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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