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안받고 '본인 명의'로 뿌렸다면?…대법 "그것도 뇌물"

군효송 0 2020.10.1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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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 직접 오가지 않아도 뇌물죄 성립"

새우젓
[촬영 이충원]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공무원이 직무 관련자에게 본인 이름으로 선물을 보내도록 허락했다면 직접 금품을 받지 않아도 뇌물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경기도청 공무원 A씨 등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죄 취지로 파기해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경기도청 수산과장이었던 A씨는 2013년 11월 당시 김포 어촌계장 B씨로부터 "선물할 사람이 있으면 새우젓을 보내주겠다"라는 말을 듣고 B씨에게 명단을 보냈다.

명단을 받은 B씨는 명단에 기재된 329명에게 개당 7천700원짜리 새우젓을 A씨의 이름으로 발송했다.

B씨는 새우젓 홍보에 유리할 것 같아 공무원인 A씨 이름으로 발송한 것일 뿐 뇌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1심은 이들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가 새우젓 발송 사실을 알았고 어로행위 단속 등 김포 어촌계와 밀접한 업무를 담당한 점에 비춰 B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에게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B씨는 횡령 등 혐의까지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심은 새우젓 발송으로 A씨가 얻은 이익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이들의 뇌물 혐의를 무죄로 뒤집었다.

재판부는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329명이 새우젓을 받은 것을 A씨가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는 관계가 증명돼야 하지만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B씨가 A씨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정황이 없어 다른 사람에게 뇌물을 공여하도록 하는 '제3자 뇌물제공죄'도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판결은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다. 재판부는 뇌물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에 금품이 직접 오가지 않아도 뇌물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판례를 인용하며 이들에게도 뇌물죄를 인정해야 한다고 봤다.

B씨가 배송만 대신해줬을 뿐 A씨가 새우젓을 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두 사람 사이에 새우젓 제공에 대해 의사가 일치했고, 발송방식 등에도 서로 동의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새우젓을 받은 사람은 보낸 사람을 B씨가 아닌 A씨로 인식했다"며 "A씨는 B씨가 출연한 새우젓을 취득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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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지 1년째를 맞는 세포라가 지난달 4일 여의도 IFC몰에 5호점을 오픈하고 최근 모바일 앱을 론칭하는 등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문수연 기자

세포라, 체험 서비스 재개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 펼칠 것"

[더팩트|문수연 기자] 한국에 상륙한 지 1년이 된 세포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했던 체험 서비스를 재개, 차별화 전략에 다시 집중한다.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히고, 업계 전반에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우면서 시장 진출 초반 어려움을 겪었지만, 체험형 뷰티 스튜디오와 향수 라인업 강화, 디지털 강화 등 새로운 생존 전략 모색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4일 여의도 IFC몰에 들어선 세포라 5호점을 찾았다. 지난해 10월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1호점을 오픈한 세포라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오프라인 화장품 매출 감소로 매장 확장 계획이 다소 틀어졌지만, 하반기 들어 새 매장 오픈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세포라는 코로나19로 중단했던 뷰티 스튜디오를 지난 6일부터 재개해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수연 기자

◆ 세포라, 프리미엄 향수·체험 서비스 등 차별화 전략

여의도 IFC몰 세포라 매장은 유동인구가 많은 지리적 특성에 맞게 519㎡의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규모가 큰 만큼 향수, 색조 화장품, 스킨케어, 헤어제품, 세포라 컬렉션, 남성 화장품 등 다양한 섹션이 마련돼 있다. 특히, 한국 시장 진출 1주년 기념하는 다양한 에디션 제품이 눈길을 끌었다.

세포라 5호점은 한국 상륙 1년을 맞은 세포라의 방향성과 차별화 전략이 집약된 매장이다. 세포라 관계자는 "1년 동안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 고객의 뷰티 니즈를 분석해 이를 충족할 수 있도록 매장 곳곳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향수 코너다. 한 섹션에 여러 브랜드의 향수를 모아놓은 H&B(헬스 앤 뷰티) 스토어와 달리 다양한 브랜드의 향수가 매장 한쪽 벽을 가득 채웠다.

세포라는 한국에 진출하면서 다양한 프리미엄 향수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웠다. 당시에는 국내 향수 수요가 크지 않은 만큼 이를 의아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 후 마스크 착용으로 색조 화장품 수요가 감소하고 향수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명품 화장품과 향수 구매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 역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로에베, 메종 마르지엘라 등 다양한 해외 브랜드 향수 매출이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봉 파르퓨메르를 단독 입점하는 등 추가 신규 브랜드 수를 늘려가고 있다.

남성 스킨 케어 존 역시 눈여겨 볼만하다. 오피스가 많은 지역 상권을 고려해 남성 고객을 타겟으로 잡고 세포라 매장 최초로 남성 화장품 코너를 마련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곳에서는 스킨 케어 테이블에서는 상담을 통해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세포라의 자체 PB브랜드인 세포라 컬렉션 존도 눈길을 끌었다. 다양한 제품 중 국내 매장은 한국인의 관심도가 높은 스킨케어 제품 위주로 꾸며져 있다. 이 외에도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헤어 제품 코너가 따로 마련돼 쇼핑 편의성을 높였다.

매장 중앙에는 자유롭게 제품을 테스트하거나, 15분간 무료로 메이크오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뷰티 스튜디오가 들어섰다. 코로나19 확산 후 서비스가 중단된 바 있으나 지난 6일부터 재개돼 호응을 얻고 있다.

세포라는 디지털 강화와 신규 브랜드 입점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문수연 기자

◆ 세포라 1년, 향후 전망과 과제는?

국내 진출 초기 업계 일각에서는 앞서 홍콩과 일본에서의 실패 사례를 근거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부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았다. 이 같은 평가에 세포라 측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당초 기대했던 만큼의 매출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K-뷰티'가 아시아 뷰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만큼 본사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국내 전망을 바라보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세포라 관계자는 "1호점인 파르나스몰점에는 꾸준히 고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명동 롯데영플라자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빠져나갔지만 백화점 내에 들어선 만큼 이용객들의 방문율과 구매율이 안정적이다"라며 "IFC몰점도 오픈 직후 코로나19가 재확산해 당초 예정된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못하면서 난항을 겪었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에 있는 만큼 오픈 한 달 동안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포라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온라인 채널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7일 론칭한 모바일 앱을 통한 온라인 매출 상승 기대도 크다. 당초 올해 초 앱을 론칭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준비 기간을 늘려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다. '뷰티 스캔' 기능이 있어 카메라로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온라인으로 상품에 대한 설명과 리뷰를 확인할 수 있고 실구매자들의 사용 후기도 볼 수 있다.

다만 캣본디, 컬러팝 등 인기 해외 브랜드의 미입점과 수요가 늘고 있는 스킨케어 카테고리의 약세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세포라 관계자는 "수입 허가 절차가 까다로워 인기 브랜드 입점이 늦어지고 있지만 내년에는 펜티뷰티 급의 파워를 가진 브랜드를 입점시킬 예정이다. 또 국내에서 알려지지 않은 스킨케어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마케팅 방안도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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